사진을 디자인하다   -  북유럽의 일상을 기록하는 포토 그래퍼, 그리고 디자이너 - 조상우

​by  월간 포토닷  March / 2018     l    Photo Dot. Korea. 2018

글 / 월간 포토닷

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당신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 ? 누구든 자신이 잘 할수 있는 일을 해야 하며 그래야 보람도 있고 행복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꿈은 있지만 어떤 사람은 그 꿈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어떤이는 다른 사람이 꾸는 꿈을 바라보며 만족한다. 하지만 하나뿐인 인생에서 자신의 꿈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가야하는 것 아닌가 ? 변화와 목표달성을 위해 한국 대기업의 디자이너 생활을 뒤로 하고, 낯선 북유럽 스웨덴에서 디자이너로서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사진가 조상우’가 있다. 그는 사진찍는 디자이너 조상우로서, 자신만의 디자인 경험을 커뮤니케이션 도구 (communication tool) 라 말하는 '사진'을 통해 전하고 있다. 그는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적 훈련도구로 사진을 선택했고,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사진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의 프레임에는 예쁜 삽화가 있고, 담백한 일기가 있으며, 때로는 안타까운 슬픈 이야기가, 그리고 전하지 못한 말랑하고 서정적인 이미지가 담겨있다. 그는 단지 볼거리에 치중하지 않았다. 오직 간결한 내용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디자이너로서의 감각적  본질로 접근하고 있다. 자신이 평소 느끼던 생각이나 단상들, 거리를 걸으며 스치는 생각들, 혹은 작은 카페의 창밖 풍경들 그리고 자신이 가슴에 품었던 소중한 이야기들을 기록해 놓았을 뿐이다. 디자이너로, 포토그래퍼로 살아가는 그는 자신이 현재에 오롯이 충실하며 그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행복한 이유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것도 그렇거니와, 취미생활과 생업이 딱 맞아 떨어졌으니 하루하루가 즐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누구보다 자신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 노력하고 매진하기에는 그 꿈에 대한사랑과 열정이 있지않고서는 힘든 일일것이다. 더욱이 낯선 타지에서 자신의 타고난 노력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꿈을 하나씩 일구어 나가고 있는 그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은 무엇일지 생각해본다. 

북유럽 스웨덴에 살게 배경과 이유가 무엇인가 ?

 

학창시절 처음 미대로 진학해 디자인이라는 분야로 들어서면서부터 세우게 된 목표가 있었다. 바로 언젠가는 ‘세계의 글로벌한 환경에서 활약하는 디자이너’ 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해외에 나가있는 한국인 디자이너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조금 막막하기도 했지만, 항상 마음 속에 이 비젼을 품고 있었다.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학부와 대학원을 마치고 삼성전자 모바일 디자인 그룹에서 휴대폰 디자이너로 약10년간 근무하였다. 이 기간동안 실력있는 동료들과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스웨덴 소니 에릭슨 (現 소니 모바일), 노르딕 디자인 센터 (Sony Ericsson, Nordic Design Center) 를 거쳐, 현재 스웨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그마 그룹 (Sigma connectivity), IoT 부문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이곳 스웨덴에 거주한지는 약 7년이 되어가며, 지금까지 한국, 일본 스웨덴 기업들을 거치며 계획하고 설계했던 ‘글로벌 디자이너' 로서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원래 개인적인 취미였으나 디자인 작업에 있어서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함께 병행해오고 있다.

디자이너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디자인에 있어서 ‘사진’은 매우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도구 Communication tool 가 된다. 디자이너와 사용자 혹은 소비자가 마주하는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우리가 마치 어떤 제품의 광고를 보는 순간과 같다. 광고, 즉 이미지나 영상을 통해 사용자는 제품의 첫인상이라던지, 어떤 느낌을 받게 된다. 고로 사진, 즉 이미지는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마무리 작업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 부분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느끼는 북유럽만의 특징이 있다면 설명바란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북유럽 Nordic Europe 은 이곳 스웨덴을 비롯해 덴마크,노르웨이,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의 북쪽에 위치한 유럽 국가들을 말한다. 이들 나라들은 확실히 영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또는 스위스 등의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차이점이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자연 Nature’의 느낌은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가공되지 않은 내츄럴함을 보여주며 그 거친 느낌과 정돈되지 않은 모습은 상당히 흥미롭고 매력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곳 사람들은 굉장히 정돈된 삶을 좋아한다. 예를 들자면, 마트나 은행 , 공공기관을 가면 질서정연하고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것을 본다. 모든것이 순서대로 원리원칙대로 돌아가는 것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평안함을 느끼는 듯 하다. 거친 자연의 모습과 질서 정연한 일상의 모습이 상반되어 흥미로운 모습들을 연출하기도 한다. 또하나 보여지는 차이점이 있다면, 흔히 사진가들이 이야기하는 ‘사진의 재료’ 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적은 편이다. 가령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대성당이라든지 런던의 타워브릿지 등의 유명한 명소들.. 이런 관광 포인트는 다소 적은 편이다. 하지만 풍부한 날것 그대로의 대자연과 어루러진 이들의 일상 자체가 훌륭한 소재가 된다고 믿는다.  

‘디자인’과 ‘사진작업’의 공통점에 대해 조금 더 부연설명 바란다.

 

디자인에 있어서 사진 촬영, 즉 다시말해 ‘이미지 생성’이란 숙명과도 같은 작업이다. 사진은 곧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디자인 작업을 위해 수 많은 ‘이미지 리서치 image research’ 라는 과정을 진행하기도 한다. 디자인에 있어서 ‘비쥬얼 언어 visual language’ 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커뮤니케이션의 훌륭한 도구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오피스에서 뿐만 아니라 거리에서도, 타도시로 출장을 가서도, 항상 카메라는 놓지 않는다. 아무리 사소한 순간이라도 그 찰나를 기록하려 한다. 그 순간의 영감이나 생각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로 연결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찍은 사진을 목적에 맞게 정리하는 일이다. 찍는 순간의 즐거움도 물론 있겠지만, 그 사진들을 인화하고 출력하는 과정도 상당히 흥미로운 작업이다. 물론 상당히 귀찮기는 하지만.  

사진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

 

‘사진을 통해 피사체가 가진 진정성’ 을 이끌어내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이것은 개인적으로 아직도 어렵기만한 과제이다. 피사체에 한발자국 다가가는 것은,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용기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의 교감이 통하는 바로 그 순간 얻어지는 결과물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내가 잘 알고 있는 가족을 찍을 때와 낯선 누군가를 카메라에 담을 때의 차이와 같다고나 할까. 서로를 잘 알고 교감하게 되면 분명 사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때문에 다가서는 용기, 인내, 이유 등은 사진의 결과물에 많은 차이를 주는 것 같다. “그 포토그래퍼와 사진을 찍으면 본인도 몰랐던 자아가 표출된다. ” 아마도 개인적으로 듣고 싶은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이와 같은 이유로 일상적인 거리 풍경을 빠른 템포로 기록하는 ‘스트릿 포토그래퍼 Street Photographer’  분야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시도해 볼 계획이다.

지금까지 담아온 사진들 중 기억에 남는 한컷은  ?

 

지금까지의 수많은 사진들 중 한컷을 고르는 것은 마치 먹어본 수많은 요리 중 하나의 것을 선정하는 것처럼 쉽지 않다. 기록한 사진들은 나름대로 부지런히 정리하는 편임에도 그렇다. 최근

개인 사이트(www.sangwoocho.com) 를 오픈했는데 사진을 정리하기에 정말 훌륭한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 하나의 플렛폼을 만들어 놓으니 기록해 온 사진들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나름의

순위 선정을 재미삼아 해보기도 한다. 아마 그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진은 아이슬란드의 요크살롱 지역에서 담았던 푸른 빙하의 모습일 것이다. 그 빙하지역을 처음 보는 순간은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온 듯한 경험이었으며, 동시에 우리 시대의 환경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사진의 주제가 상당히 광범위한데 특별히 추구하는 분야가 있는지 궁금하다.

 

주로 일상 속에서 사진을 찍다보니 특별한 주제를 가지고 기록하지는 않는 편이다. 때문에 담겨진 사진들이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보여져서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를 선호한다. 다만 사진을 찍을 때 중요시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구도 Layout’ 이다. 안정적인 구도와 앵글에 담겨질 때 스스로 만족하는 결과를 얻는 것 같다. 아마 디자이너의 작업 특성상 항상 깔끔하게 선을 맞추고 좌우대칭을 검토해야하는 본능(?)이 보여지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틀을 벗어난 과감한 컷도 시도해 보려 한다. 가령 촛점이 흔들린, 하지만 그래서 더 감각적인 인물컷, 무심코 지나가며 찍은 듯한 조금 성의없어 보이는(?) 컷들, 현상이 잘못된 듯한 빛바랜 느낌의 사진들.. 이 무심하면서도 감각적인 컷들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앞으로 포토그래퍼로서의 비젼은 무엇인가  ?

 

개인적으로 ‘사진’ 이란 일상 속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차근차근 이 분야를 확장해나가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구상 중인 몇 가지 중 하나는 이곳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사진 전시를 오픈하는 것이다. 카페, 도사관, 서점, 호텔 라운지 등의 작은 소규모의 전시부터 미술관 규모의 전시까지 다양한 기회가 작가들에게 열려있는 편이다. 아직은 밑그림 정도이지만 조금씩 구체화 해나갈 생각인데, 사진에 대한 열정을 놓지않고 진행하다보면 언젠가는 성사되리라 기대해본다. 또 다른 하나의 개인 과제는 사진 에세이 관련 서적을 출간하는 것이다.

현재 디자인 매거진을 통해  <북유럽 디자이너의 포토에세이 Nordic designer’s photo essay> 라는 주제로 정기적으로 컬럼을 연재하고 있는데 같은 맥락에서 조금 더 완전한 결과물의 형식으로 제작해 보고 싶다.